번아웃보다 위험한 ‘보어아웃’을 아시나요?

“요즘 너무 지쳐서…”

창업자들이 모이면 꼭 나오는 얘기다. 다들 번아웃을 걱정한다. 과로사 기사가 나올 때마다 “나도 조심해야지” 생각한다.

그런데 정작 더 많은 창업자를 조용히 죽이는 건 따로 있다.

지루함이다.

보어아웃(Boreout): 만성적 저자극의 늪

번아웃이 너무 많이 해서 타버리는 거라면, 보어아웃은 너무 재미없어서 썩어가는 거다.

수백 명의 창업자와 대화해본 결과:

  • 번아웃은 크게 한 번 터진다 (주로 극한까지 갔을 때)
  • 보어아웃은 매일 조금씩 당신을 갉아먹는다
  • 번아웃은 주변에서 알아차린다
  • 보어아웃은 혼자 조용히 앓는다

특히 1인 창업자라면? 더 심각하다.

1인 창업자의 딜레마

혼자 하면 모든 모자를 써야 한다. 재밌는 것도, 죽고 싶을 만큼 지루한 것도.

나한테 지루한 건:

  • 이메일 정리 (500개 쌓여있다)
  • 세금 서류 작성
  • 반복적인 고객 응대

사람을 뽑으면 된다고? 맞다. 근데 대부분 “성장”만 생각한다:

  • “더 빨리 할 수 있어”
  • “매출이 늘어날 거야”

진짜 이유는 더 단순하다: “내가 싫어하는 걸 안 해도 돼”

우리가 쓰는 최악의 대처법: 저항

지루한 일을 할 때 우리가 뭘 하는지 아는가?

멀티태스킹이라는 자기기만:

  • 엑셀 작업하면서 유튜브 틀기
  • 이메일 쓰면서 슬랙 확인
  • 회의하면서 인스타 스크롤

“동시에 하니까 효율적이야”라고 합리화한다.

근데 이건 어린애가 싫어하는 반찬 먹을 때 코 막는 것과 같다. 혐오감만 강화된다.

연구 결과도 명확하다: 지속적 부분 주의(Continuous Partial Attention)는 생산성을 파괴한다. 더 큰 문제는? 그 일이 점점 더 싫어진다는 거다.

역설적 해법: 지루한 일에 올인하기

싫어하는 일을 덜 싫어하는 방법은, 의외로 더 잘하는 것이다.

똑똑한 사람들이 “멍청한” 일을 재밌게 만드는 세 가지 방법:

1. 스피드런 도전

진짜로 타이머 켜고 해보라:

  1. 목표 시간 설정 (예: 이메일 50개 처리 15분)
  2. 전속력으로 달려서 처리
  3. 기록 측정하고 다음번에 깨기

게임이 되는 순간, 지루함이 도전으로 바뀐다.

2. 프로세스 최적화 변태되기

『Reframe Your Brain』의 저자 스콧 애덤스 방식:

“집 정리할 때 물건을 하나씩 제자리에 갖다 놓지 않는다. 먼저 전체를 스캔하고 최단 경로를 계산한다. 물건들을 목적지별로 분류해서 출구에 놔둔다. 그리고 다른 일로 그 방향 갈 때마다 하나씩 가져간다. 자기 전엔 모든 게 제자리다.”

이런 작은 최적화가 쌓이면? 지루한 일이 전략 게임이 된다.

3. 작업 자체를 혁신하기

리처드 파인만이 채소 써는 알바할 때 일화:

칼을 45도 각도로 테이블에 꽂아놓고, 양손으로 콩을 잡아서 칼 쪽으로 휙휙 밀어서 자르는 방법을 개발했다.

“치격, 치격, 치격 – 엄청난 속도로 콩을 썰고 있었다. 그때 사장이 와서 ‘뭐하는 거야?’라고 물었고, 바로 그 순간 콩 대신 손가락이 들어갔다.”

결과는 피범벅이었지만, 요점은 명확하다: 지루한 일도 혁신의 대상이 될 수 있다.

핵심: 줌인 vs 줌아웃

지루한 일에서 도망치려 하지 마라 (줌아웃 ❌)

오히려 깊이 파고들어라 (줌인 ✅)

특히 이런 작업이라면:

  • 매주 반복되는 것
  • 피할 수 없는 것
  • 할 때마다 죽고 싶은 것

이런 것들을 게임으로 만들 때, 보어아웃은 사라진다.

당신의 보어아웃 신호 체크리스트

□ 일하면서 계속 다른 탭 열어놓기

□ “이따가 할게”가 일주일째

□ 10분 일하고 30분 딴짓

□ 일요일 밤 우울증

□ “이게 내가 창업한 이유인가?” 자문

3개 이상? 번아웃이 아니라 보어아웃일 확률 높다.

기억하자: 번아웃은 크게 한 번 터지지만, 보어아웃은 매일 조금씩 당신의 영혼을 갉아먹는다.

그러니 오늘부터라도, 가장 지루한 일 하나를 골라서 스피드런 해보는 건 어떨까?

최악의 경우라도 조금 더 빨리 끝날 테니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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