코카인이 기후변화의 원인이라고?

아마존에 길게 뻗은 직선 하나가 위성 사진에 찍혔다. 숲 한가운데 칼로 그은 듯한 선. 자연이 그릴 수 없는 기하학적 완벽함.

비행기 활주로다. 마약 운반용.

페루 아마존에만 76개의 불법 활주로가 있다. 브라질에는 3000개. 그 중 3분의 1이 보호구역이나 원주민 땅에 있다. 코카인 한 번 실어나를 때마다 평균 800kg. 경찰이 올 시간을 주지 않는다.

여기서 흥미로운 건 연결고리다.

마약상들이 활주로만 만드는 게 아니다. 똑같은 루트로 불법 목재를 나르고, 금을 캐고, 소 목장을 차린다. 코카밭이 경찰에 걸리면? 바로 목축업으로 전환한다.

“불법 활동들이 모두 연결되어 있어요”라고 브라질 NGO 담당자가 말했다. “범죄 조직이 우리 지역을 완전히 장악했는데, 정책 입안자들은 이 얘기를 하지 않아요.”

마약 금지 정책의 아이러니가 여기에 있다.

단속을 강화할수록 업자들은 더 깊숙한 정글로 들어간다. 더 많은 나무를 베고, 더 외진 곳에 활주로를 만든다. 금지가 강할수록 파괴는 커진다.

콜롬비아 대통령은 올해 이렇게 말했다. “코카인이 불법인 이유는 라틴아메리카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지, 위스키보다 나쁘기 때문이 아니다.”

수치로 보면 더 명확하다. 온두라스, 과테말라, 니카라과 삼림 파괴의 30%가 코카인 밀매 때문이다. 야노마미족과 문두루쿠족의 90%가 불법 금 채굴로 인한 수은 중독에 시달린다.

UN마약범죄사무소는 2023년 보고서에서 “마약-삼림파괴”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썼다. 마약 수익으로 토지 투기와 목축업에 투자하는 현상을 가리킨다.

하지만 37페이지 보고서 어디에도 ‘금지 정책’이라는 단어는 없었다.

그린피스나 WWF 같은 환경단체들도 마찬가지다. 아마존을 구하자고 외치면서 정작 그 파괴의 원인 중 하나인 마약 금지 정책에 대해서는 입을 닫는다.

올 11월, 브라질 벨렘에서 COP30 기후변화 회의가 열린다. 라틴아메리카에서 유럽으로 가는 주요 코카인 루트 한가운데서.

아마 거기서도 탄소 배출량과 신재생 에너지 얘기만 나올 것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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